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서양권 각 국가의 오미크론의 급속적인 감염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은 1일 감염자가 100만 명 규모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오미크론은 증상이 비교적 가볍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과연 그럴까요?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일손 부족
실제로 작년말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났을 때 항공사 직원들의 감염률도 엄청 높았습니다. 항공사는 연말연시가 1년 중 가장 성수기인데 파일럿이나 객실 승무원이 부족해 12월 27일에는 2800편의 항공이 결항되고 말았습니다.
오미크론이 남아프리카에서 최초로 감염자가 보고되었을 당시에는 전 세계가 다시한번 큰 혼란에 빠졌었지요. 하지만 오미크론 증상이 생각보다 가볍다는 견해가 보이면서 사람들 사이에서도 오미크론의 심각성이 좀 덜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주식시장에서도 이를 오히려 호재로 봤고, S&P500종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의료계 입장에서도 현재의 코로나 감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전파력은 높지만 중증 위험이 적은 오미크론이라는 점이 차라리 나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경제면에서 보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미국에서는 1일 감염자가 100만 명 규모로 증가하고 있어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대규모 항공편 결항이 그 단편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어요.
물론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는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구인광고를 내도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직장을 급히 구하지 않거나 복귀를 늦추는 경우도 많았고, 또 실직을 했다고 해도 정부에서 나오는 보조금으로 생활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아 직장을 천천히 구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한마디로 "구직자"의 자발적인 이유로 인해서 노동력이 부족했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노동력 부족은 정보의 보조금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조금씩 해결될 문제"라는 낙관적인 견해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이 등장하면서부터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PCR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되면, 당연한 얘기지만 무증상이라고 할지라도 직장에 출근할 수 없지요. 사무직같이 재택근무로 전환해도 문제가 없는 직종이라면 괜찮지만 앞서 예를 들었던 항공업계라던지 의료기관이나 음식점, 소매점 등, 직접 직장에 출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직종 종사자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입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국 질병예방관리센터(CDC)도 작년 12월 27일 오후에, 코로나 확진자 중 무증상 환자에 대한 방침을 변경했습니다. 이전에는 10일간 격리였던 것이 5일로 반이나 단축시켜버린 것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무증상 확진자들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직장에 복귀시키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내면에는 심각한 일손 부족 문제에 대한 정부 대책이 시급해졌음을 알 수 있는 증거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는 것은 오히려 지금부터
결국 일손이 부족해지면 임금인상 압력으로 이어지고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것은 예상 가능한 일입니다.
경영자가 노동력 확보를 위해서 임금을 올려서라도 일손을 모을 것이고, 이렇게 되면 그전부터 일하고 있던 종업원들의 임금도 자연스럽게 올려야 하는 결과가 됩니다.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면 쉬는 동안에도 유급 수당을 지불해야 하고, 비는 일손은 임시로 직원을 고용해야 할 것이니 그만큼 인건비 부담은 높아집니다.
지금까지의 인플레이션은 서플라이 체인(생산이나 공급)의 문제였지만, 노동력 부족은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장기화될 우려가 높습니다.
작년 12월 10일에 발표된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도 대비 6.8%로, 1982년 6월 이후 39년 만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1월 12일에 발표되는 12월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도 대비 7%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습니다. 노동력 부족 문제가 현저히 부각된 것은 최근이기 때문에 물가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은 오히려 지금부터의 문제입니다. 만약 12일에 이런 수치가 발표된다고 하면 주식시장의 어떻게 반응할까요?
물론 경기에 끼치는 영향도 충분히 주목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원자재나 부품이 부족하건, 노동력이 부족하건 기업의 생산능력은 그만큼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부족한 만큼을 커버하기 위해 인건비를 늘리는 것도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미국 경제에는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상태) 우려가 재부상할 것도 충분히 짐작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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